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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김병학 목사의 소통하는 교회 - 소통은 존재의 이유를 다시 묻게 한다

작성일 : 2026-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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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은 달라진 사람에게 교회를 이해시키는 일이 아니라 교회가 달라진 사람을 이해하는 일

LA통합교육구(LAUSD)가 학교 통폐합과 폐교를 포함한 재편을 논의하고 있다는 뉴스를 들었다. 2002~03학년도 70만 명이 넘었던 학생이 이제 40만 명 아래로 내려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것은 단순히 학생들이 다른 학교로 옮긴 결과가 아니다. 출생률이 낮아졌고, 주거 형태가 달라졌으며, 가족들의 이동도 계속되고 있다. 학교가 변하기 전에 학교를 둘러싼 사회가 먼저 변한 것이다.


그래서 LAUSD가 생각해낸 해결 방법은 학생이 적은 학교를 합치거나 폐교하고, 남는 캠퍼스를 다른 용도로 사용하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학교 하나가 사라진다는 것은 건물 하나의 문을 닫는 것과 다르다. 그곳을 졸업한 사람에게는 어린 시절의 한 부분이 사라지는 것이고, 그 동네에는 오랫동안 사람들을 연결하던 공간 하나가 없어지는 것이다. 그래서 폐교는 숫자로 결정할 수 있을지 몰라도 숫자로만 설명할 수는 없다.


교회도 사람이 줄고 있다. 이것은 몇몇 교회만의 문제가 아니라 미국이나 한국 기독교가 함께 경험하고 있는 변화다. 그렇다면 학교처럼 교회도 사람이 적어지면 합치거나 문을 닫으면 되는 것일까.


학교와 교회는 다르다. 학교는 학생 수에 따라 시설과 인력, 예산을 조정해야 하는 공교육 체계 안에 있다. 교회는 사람의 수에 맞추어 효율성을 높이는 것만으로 존재 이유를 설명할 수 없는 공동체다.


특히 미주 한인교회는 더욱 그렇다. 이민 초기의 한인교회는 예배만 드리는 곳이 아니었다. 한국어를 사용하고, 사람을 만나고, 정보를 나누고, 자녀를 키우며 낯선 땅에서 삶을 함께 견디는 곳이었다. 교회는 이민생활의 한가운데 있었다.


그러나 그 환경이 달라졌다. 이민 1세대는 고령화되고 다음 세대의 언어와 문화, 생활방식은 달라졌다. 한인교회가 담당했던 여러 기능도 이제 다른 곳에서 얻을 수 있다.


그런데 사람은 달라졌는데 교회가 여전히 예전의 사람을 생각하고 있다면 어떻게 될까.


그래서 사람이 줄어드는 것보다 먼저 살펴야 할 것이 있다. 우리가 알고 있던 사람들이 언제부터, 어떻게 달라졌는가 하는 것이다.


소통은 달라진 사람에게 교회를 이해시키는 일이 아니다. 교회가 달라진 사람을 이해하는 일이다.


여기서 더 중요한 질문이 생긴다. 달라진 사람들에게 오늘의 교회는 왜 필요한가. 과거에 교회가 필요했던 이유를 반복하는 것만으로는 이 질문에 답할 수 없다. 교회가 변하지 말아야 할 것과 시대에 따라 달라져야 할 것을 구별해야 한다. 복음은 달라질 수 없지만, 복음을 품고 사람을 만나는 교회의 모습까지 언제나 같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어쩌면 교인 수의 감소는 교회의 위기를 보여주는 숫자이면서 동시에 교회가 자신을 다시 돌아보게 하는 질문일 수 있다. 어떻게 하면 사람을 더 모을 것인가를 묻기 전에, 지금의 사람들에게 우리는 어떤 교회인가를 물어야 한다.


소통은 그 질문에 교회가 먼저 답하는 것이 아니다. 달라진 사람들의 삶과 생각을 듣고, 그 앞에서 교회의 존재 이유를 다시 확인하는 과정이다.


사람이 떠난 다음 숫자를 세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사람이 달라지고 있을 때 교회가 왜 존재해야 하는지를 다시 묻는 일이다.


  • 김 병 학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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